(전략)... 요컨대 대의민주주의의 실패에 따른 직접민주주의의 한국적 방식으로 촛불이 타올랐지만, 그 촛불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작동 방식과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꺼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6개월,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지 한 달도 안 돼 촛불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요컨대 자연스럽게 촛불을 끌 수 있는 카드는 이미 써버린 것이다. 이미 촛불에서 문제의 핵심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넘어섰다. 한 달 동안 촛불집회를 하며 시민들이 그런 식의 쇠고기 수입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는데 정부는 꿈쩍도 안 했다. 대통령의 사과는 오히려 시민들의 염장을 질렀다. 시민들은 협상이 잘못됐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협상은 잘못 없고, 소통을 잘못한 것이 문제란다. 6월항쟁 때도 없었던 밤샘시위를 하면서, 그리고 “잡아갈 테면 기꺼이 타주마”라고 제 발로 닭장차에 오르면서까지 안 된다고 하는데도 정부는 막무가내로 장관 고시를 강행했다. 이쯤 되면 확실히 막가자는 거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가? 선거는 다 지나갔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같은 장치도 없는데 시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 '당최 촛불을 끌 수가 없다', 한겨레21,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최근 들어 가장 큰 느끼는 불안은, 위 글에서 한홍구 교수님께서 지적하셨듯이...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난 글에서 밝혔듯이 정부가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변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데.... 반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정부의 무관심과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점점 그 크기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를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가 내놓은 말을 보면 정말 '이보다 더 할 수는 없다'란 생각마저 듭니다. 한편으로 일부러 저렇게 밉게 보이기도 쉽지 않을텐데란 생각도 들어요.
대통령 임기는 이제 100일이 지났고, 새로 뽑은 국회는 시작도 하기 전입니다. 어떤 식으로 광우병 논란이 잠재워진다 한들 앞으로 정부에서 하려는 사건마다 마찰이 보일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 선거를 다시 할 수도 없고.. 참.. 이래저래 앞이 안보이는군요. 이명박 대통령.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십니까? 인터넷은 보십니까?
국민들이 나를 잡아가라고 실명으로 글을 올리고, 닭장차에 제발로 타는걸 보면, 당연히 '국민들의 분노가 이렇게 크구나'라는 생각을 해야하는데, '분명 저 뒤에 배후세력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하시다니... 이 거리감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든 걱정이 안되는데, 세계 경제도 불안한데 국내 상황이 안좋아지면 이래저래 고생하는 것은 국민들이고, 잘사는 '강부자'같은 사람들보다는 없는 서민들이 더 고생하기 마련이니 정말 걱정입니다. 쉬지도 못하고 거리로 나서야 하는 시민들, 벌써부터 안타깝지 않으신가요?
엄밀히 말해서 이번 국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에는 거대한 배후세력이 있습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그 세력을 알고 있더군요. 배후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국민들의 손에서 이제 그만 촛불을 놓게 해주시고, 경찰과 태어나서 마찰이라곤 한 번도 없던 착한 사람들을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적어도 현 시점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건 이명박 대통령 밖에 없습니다. 물러나시든, 물러서시든 둘 중에 하나는 선택하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앞의 선택을 원하고 있지만, 그 혼란 또한 국민들의 몫 아니겠습니까? 저는 후자라도 만족하겠습니다.
단, 후자를 선택하셨으면 다른 모든 국정 현안을 해결할 때마다 그 선택의 기준을 국민들의 눈에 맞추시길 바랍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똑똑하신 분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도 잘 모르겠어서 오해하실까 부언하면, 국민들은 재산 10억 이상의 사람들만 있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으니 약간 제쳐놓으셔도 되요. 저는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뽑히지 않기를 가장 많이 응원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부디 임기를 무사히 마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되시길 이제야 빌어봅니다. 저도 이런 말하게 될줄 정말 몰랐는데, 국민들이 흘리는 피와 눈물을 보니 차라리 그게 낫겠습니다.











